일상

유치원 때부터 게임한 나는 왜 자살 충동을 느끼지 않는가?

by 흑엽 posted May 0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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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6일 저녁에 쓴 비공개글을 다시 올립니다.
인터넷 게임을 오래 한다고 어머니로부터 꾸중을 들은
초등학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고...
오늘 뉴스에서 떠들썩하게 보도하고 있다.
http://news.nate.com/view/20140116n06566?mid=n1006
단순히 게임 때문에 자살할 수 있을까?
아무리 아이가 철이 없어도 죽는 게 좋을까?
떨어져서 죽는 게 애나 어른이나
누구에게나 무섭지 않을까?
거기다가 초등학교 6학년은
옳고 그름을 분명히 판단할 수 있는 나이다.
과연 저애가 게임에 중독돼서
게임을 하지 말라고 혼났다고 해서
우발적으로 자살할 정도로 판단능력이 없었을까?


옛날 한국에서는 게임이 아닌
슈퍼맨 만화가 욕을 먹었었다.
아이들이 담벼락에서 슈퍼맨을 따라 하다가
다쳤기 때문이다.

만화와 게임이 아이들에게
쉬운 선택을 하게 만드는 쇄뇌적인
대단한 요소가 존재하는 걸까?
게임 때문에 얼굴은 사람인데
뇌는 짐승인 아이들이 늘고
또 죽어가고 있는 걸까?


나는 유치원 때부터
옆집 친구와 함께 컴퓨터 게임을 참 열심히 했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 때쯤에는
전쟁으로 사람 죽는 것을 묘사한
인류의 고대 게임인
체스에 취미를 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 담벼락을 안 뛰어 넘고
비이잉 돌아서 후문으로 나와서.
담벼락 뛰어넘고 한참 기다리던
친구들에게 겁쟁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ㅜㅜ


그때의 일을 예로 든 것은
몇 달째 나는 학교 담벼락 안 뛰어 넘었고
어느 날 또 그러한 이유로 친구들에게
욕먹을걸 예상하고 후문을 통해 뛰어가 봤더니
친구중에 한명이 담벼락에서 떨어져서
탈골로 신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_-;
같은 교실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애였다.
그러면 축구가 그 친구를 다치게 하였나?
축구가 청소년들의 판단능력을 흐리게 만드는가?


나에게 있어서 게임은
대단한 쇄뇌상자가 아니었고
초등학교 2학년때의 나의
판단능력을 날려버지는 못했다.
(내가 겁쟁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게임이 학생의 자살 판단능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거라면
게임하다가 자살한 학생은
왜 그렇게 된걸까?
한국 통계청 자료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준다.
1. 질병을 제외하면, 한국 청소년의 제1사망원인은 ‘자살’이다.
2. 청소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공부와 직업(합 68%)이다.
3. 청소년 자살 충동 이유53.4%도 성적 과 진학이다.
4. 청소년은 여가활동으로 여행과 문화 예술 관람을 하고 싶어한다.
5. 하지만 청소년은 여가 시간이 부족하고, 경제적 부담도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청소년들은 직장생활로 제일 바쁠 30~39세의 시간 부족30.7%보다 더 많은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6. 이에 따라, 청소년은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예전에 방영된 한 tv프로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아이들은 왜 스마트폰에 매달리는가?>주제를 가지고 아래와 같은 해석을 한적이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래머:(한국 학생들은)인간을 실제로 만날 수가 없어요.
이제는 학원과 학교라는 곳들이 내 생활에서 전체 커리큘럼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거예요
디지털 기기를 뺏었을 때 가출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그것을 대안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게 실제 생활에 온전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이나 디지털 기기라는 것들이
청소년들에겐 필수라는 것을 학부모들이 아셔야 할 것 같아요.


또 다른 TV프로에서는  <청소년 심리.전문의 최명기.소장>이 출연해서...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힌적이 있다.
부모님들의 커다란 오해가 꼴찌 하는 애들은 공부에 대해 고민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사실은 꼴찌 하는 애들도 공부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보통 이야기 듣다고 보면 아이들이 공부를 안해서 성적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반대로 생각하죠.
공부해도 성적이 안 나오니까 공부를 안한다고요.
뇌는 컴퓨터 CPU 같은 거죠
아이들 어렸을 때는 보통 CPU가 비슷합니다.
100이 들어가면 100이 나오는 거죠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CPU가 굉장히 좋았는데
중학교 때 CPU 발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아이들이 있어요
100이 들어오면 50밖에 나오지 않는 거죠
그럼 아이는 공부하기가 싫어지고 딴짓(게임)을 하게 되는데
부모들은 반대로 생각합니다.
딴짓(게임)하니까 공부를 못한다고요
100이 들어갔는데 50밖에 안나오니까 200이 들어가면 100이 나오겠네?
그래서 부모들은 200을 시킵니다. 하지만 여전히 50이 나오죠.
아이들이 성적이 안나오는 이유가 공부를 안 해서라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이렇게 나름대로 열심히 하였는데도 성적이 이거밖에 안나오니까..
얼마나 네마음이 힘들겠니? 하면서 시험을 못 봐오면
같이 슬퍼해 주고 속상해 주는 것이
사실 아이의 성적을 오르는데 가장 좋습니다.
아이가 용기를 얻거든요!
-----

참고로 한국학생은 일주일에 50시간을 공부하며
OECD평균보다 15시간 많다.
그리고 청소년들 행복지수는 OECD꼴등이며
청소년 자살률은 10년간 57%급증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핀란드의 경우 OECD 청소년 자살율 세계 1위인 국가이며,
핀란드의 교육학자들은 학교성적스트레스, 학교폭력을 큰 원인중에 하나로 꼽고 있다.
한국도 청소년 자살이 오직 학원, 입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만 여길수 있을까? 그동안 수많은 공부자살중에 일부는 학교폭력자살이 아니었을까?


SBS다큐프로<부모VS학부모>에서는 다음과 같은 심리치료사의 말이 나온다.
심리치료사: 아들이 원하는 게 뭔 것 같아요?
아버지:학교 중퇴하고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거죠.
그럼 네가 그렇게 프로게이머에 대해서 자신이 있고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서 우승할 자신이 있으면
그거를 학교 다니면서 한번 해봐라
치료사: 그건 누구 생각인가요, 아버님? 아버님 생각인가요?
아버지: 그건 제 생각이었지요.
심리치료사: 그렇죠. 그러면 아들의 마음은 지금 뭐예요?
학교가기 싫은 거지요?
어머니: 네...
심리치료사: 부모의 역할은 때마다 개입하는것이 아니라 지켜보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주 위험할 때만 들어가야 하는데
부모님께선 아이가 행동할 때마다 개입하셨어요
제재를, 제재를, 제재를 계속하면 아이는 도망갈 수밖에 없어요.
도망가지 않으면 아이는 우울증으로 죽을 수도 있어요
아이의 제스처라든가 분위기라든가...
---


세상은 단순하지 않고, 사람의 속사정도 겉으로 들어나는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17년 동안 게임 때문에 자살했다는
언론보도를 여러 번 반복해서
접했고 또 그런 뉴스가 올라오면


작정하고 반박하려고
예전에 정리해놓은 이 글을 오늘 올린다.


내가 이 반박글을 올리는 이유는
발로IT쓰는 기자들은
부모와 자녀의 의사소통 문제를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고
세상 모든 일을 컴퓨터 게임 탓으로 돌려서
게임만 없으면 세상이 좋아질 것으로
부모님들을 속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잘 모르시는 부모님이 좋아할
자극적인 컴퓨터 게임보도로
기사랭킹 올려서 돈 버는
발로 IT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앞으로 일어날 학생들의 자살에 책임이 있다!


학생들을 죽이는 진짜 범인은
발로IT기사를 써서
부모와자녀와의 의사소통을
철저히 단절시키는 기자들이다.

참고: <세상이 망해가는것은 다 게임때문이요>라고 말하는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뉴스보도를
사실이라도 믿는 부모님들께
SBS다큐프로<부모VS학부모> 1부,2부를 추천합니다.


참고1:
<과학동아.기사-아무거나 중독이라 말하지 말라>
http://science.dongascience.com/articleviews/article-view?acIdx=12889&acCode=4&year=2014&month=08&page=1

참고2:
<건국대 하지현 교수 "기존 인터넷·게임 중독 자가진단법 신뢰도 낮아">
http://news.nate.com/view/20140421n21592

참고3:
<'게임=중독' 의학적인 근거 부족, 이영식 중앙대 정신의학과 교수 4대중독법에 반론>
http://news.nate.com/view/20131115n21550

참고4:
<한덕현 중앙대 교수, "게임중독 연구 편향적이다">
http://news.nate.com/view/20111208n22068

참고5:
<인터넷 게임은 공식 정신 질환이 아닙니다.>
http://imseongkang.wordpress.com/2013/11/01/internetgame/